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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당 화실에서 윤태호 작가 |
○● 윤태호의 '이끼' 보러가기 ☜
○● 윤태호의 '미생' 보러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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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태호의 미생, 윤태호의 살과 피, 인터뷰2편 보러가기 ☜
철저하게 '마이너'의 감성이 각인되어 있지만, 태도는 억눌려 있지 않으며 눈빛이 따뜻하다. 그와 이미 여러 번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사이버오로 손종수 상무의 표현이라면 그는 "이땅에 태어나 마땅히 소주를 같이 마실 만한 사람"이다.
'이끼, 미생'의 작가 윤태호(69년생)를 분당 오리역 부근에 자리한 화실에서 그의 벗 손종수 상무와 함께 찾아가 만났다. 만화가 윤태호는 분당 부근에 터를 잡고 15년을 살았고, 이곳 화실은 4년이 됐다.
윤태호에게 '마이너리티'의 기운은 그의 작품마다 따라다니고 있다. 바둑을 모티브로 삼은 미생은 그의 작품중 상대적으로 가장 긍정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심지어 본인의 '성인개그만화'마저도 미생보다 훨씬 우울한 느낌을 줬다는 게 윤태호 작가의 말이다.
포털싸이트 다음에 연재되는 만화 '미생(未生)'은 입소문을 타면서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3년의 고민과 준비가 있었던 작품이고 기원을 따지면 10년이 걸린 스토리다. 여러가지 바둑용어 중에서도 '아직 살아있지 못한 상태'인 '미생'을 고른 작가의 시선부터가 벌써 남다르다.
일단 이런 작품을 내놓은 윤태호를 먼저 '느껴'보기로 했다. 그는 자신이 무척 아파했던 부분에 대해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비교적 친절하게 자신을 꺼내 놓았다.
- 네이버 캐스트에 실린 작가의 인터뷰를 봤다. 더 이상의 '윤태호' 인터뷰가 필요 없을만큼 훌륭하더라, 어려서 고생이 많으셨다고 들었다. 그런 그때의 경험이 작품에도 반영이 됐고 말이다. ○● 독특한 시선의 힘' 만화가 윤태호' 네이버캐스트 보러가기 ☜ "온전히 느끼기 시작한 건 고1 때부터다. 그 전엔 어려서 인지를 못했다. 특별히 나만 더 못 산다 이런 느낌이 없었는데, 광주로 이사오면서부터 모든 생활 하나하나가 돈이 들어가는 생활이 됐다. 집을 팔고 온 것도 목격했다. 아버지가 집값 흥정하는 거를 똑똑히 봤다. 집 팔고 오는 게 수치스런 상황이었고, 사춘기가 겹친 고2,3때라 아주 힘들었다."
"기본적으로 '나는 왜 이럴까?'하는 아주 낮은 자존감이었다. 나는 가난하고, 피부가 또 안좋아서 열등한 마음이 심했다. 그래서 타인을 보면 더욱 관찰하게 됐다. 어린시절 화상을 입은 아이가 있었는데 얼굴엔 화상이 심했지만 몸은 깨끗했다. 그때 난 '저 몸과 바꾼다면 얼굴에 화상이 있어도 좋아'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어릴 때는 시골에서 멱을 감더라도 난 피부가 안좋아서 같이 놀 수 없었다. 어릴 때부터 안좋은 피부를 감추려 목을 움츠리고 걸었는데 이게 습관이 되어 지금도 자주 그렇게 다닌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보면 그 사람에게서 '나'보다 좋은 점을 찾고, 나 자신을 비하하는 자학적인 습관이 생겼다."
- 대표작인 이끼를 보면 인간의 내면을 파고드는 면이 강렬하기까지 하다. 다 보여주지 않아도 영상으로 사람의 상상력을 후벼파는 느낌이 든다. 가령 작품 '이끼'에서 주인공 류해국이 이영지를 만나는 첫 장면, 남자들은 그 영상에 모두 움찔할 거다. 이런 거, 경험으로 만드는 것인가?
"각각 경험의 층위가 있을 것이다. 그런 구체적인 경우는 구조적으로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주인공이 이영지란 여자를 처음 만날 때 남자와 여자기 때문에 관계를 만들 고리가 필요했다. 저는 자존감이 낮은 시절을 오래 살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다른 그룹에 스며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 어떻게 재미있는 필요한 사람이 될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쓸데없는 개그나 농담, 괜히 그림을 그려주고 보여주고 하며 관심의 범주안에 있고 싶어했다. '다른 사람들이 뭘 좋아하지?' 하는 고민이 항상 있었다."
분당 윤태호 화실에선 일주일에 세 번의 작품을 마감한다. 다음에 연재하는 '미생'이 두 번, 한겨레에 연재하는 '내부자들'이 한 번이다. 윤태호는 상업적 흥행에 성공한 작가지만 자신의 성공에 안주해 있지는 않다. 이전의 성공한 만화가들과는 달리 좀 더 적극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만화가들의 작업환경과 지적재산권, 만화 콘텐츠의 공정한 유통 시스템에도 관심이 많다. 세종대에는 일주일에 두 번 출강한다.
- 포털에 연재되는 웹툰이 방심위에 의해 유해매체로 지정되자 윤태호는 강풀 등의 만화가들과 함께 1인 시위에 나섰다. 지금까지 상업적 성공을 거둔 만화가들 중에선 찾아보기 힘든 움직임이었다.
"학교폭력과 관련해서 웹툰을 원인으로 지적하며 유해매체로 지정했다. 만화가 비대위를 조직해서 정말 열심히 했다. 1인 시위를 하며 후배들을 독려하고 열심히 했더니 성과가 있었다. 관련정부 부처에서 이후 부랴부랴 일을 정리했다. 관련부처들이 한쪽은 만화를 장려하면서 한쪽은 마구 규제를 하고 쓰레기 취급을 하니 그건 아니다."
- 음. 등장인물들은 작가의 모습이 있는 건가, 이끼의 '류해국'의 어린시절이 마치 미생의 주인공 같은 느낌도 든다. 그러니까 류해국이 결혼전의 모습같기도 하던데?"하하, 장그래(미생의 주인공)는 내가 그릴 수 있는 스마트한 사람, 최선의 캐릭터였다. 순하게 보이지만 류해국보다는 조금 더 뾰족하게 보일 거다. 주인공이 가진 그런 성격을 내가 좋아한다. 똥인지 된장인지 꼭 찍어 먹어보는 성격이다. 류해국은 실존 모델이 있었다. 자기의 사건기록을 인터넷에 꼼꼼하게 연재하는 사람이 있었다. 미생의 경우 사이버오로 손종수 상무님과 한국기원 박장우 부장님의 의견도 들었고 황인성, 김지은 등 연구생 출신, 홍맑은샘 초단의 아버지 A7사의 홍시범 사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미생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도 자연스레 나왔다.
"위즈덤하우스에서 제안이 3년전에 있었다. '바둑의 고수가 세상에 대해 일갈하는 형식'으로 작품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사실 그전 2000년 초반에 제가 내기바둑이란 소재를 너무나 하고 싶어서 에세이들을 많이 사서 읽었다. 노승일 선생의 '관철동사람들', 그리고 여러 사람들의 글, 거의 모든 글을 읽었는데 결국 포기했다. 내기바둑에서 벌어지는 절묘한 수 싸움을 그리고 싶었지만 내 급수가 너무 낮아서였다. 크... 하하하. 포기해야겠다. 안되겠다."
"그 다음엔 경영관련, 창업만화에 꽂혀서 음식점, 주식회사창업, 벤처창업 관련 책들을 엄청나게 읽고, 메모하고 자료를 모았다. 회계사까지 만나 인터뷰하면서 기업의 재무제표를 나이스하게 현실과 접목시켜 보여주려 했다. 역시 힘들더라."
"이런 과정을 거쳐 '바둑과 샐러리맨'이라는 주제가 잡혔다. YES! 그렇지만 이게 마음에 너무 걸렸다. 내가 고수라는 사람들의 품격, 그 지경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둑고수가 작품에서 할말에 대한 콸러티(Quality)에 자신이 없었다. 프로가 아닌 연구생만해도 바둑에 있어서만큼은 구름 위의 사람들이라 보통과는 다르지 않은가. 바둑의 고수라면 일단 짐작도 못할 것이라 봤다. 편견인지 모르지만 나에겐 그런 마음이 있었다."
"출판사가 내게 제안한 일이다보니 그런 부분도 힘들었다. 출판사에선 예를 들어 식객, 혹은 타짜 같은 작품이면 좋겠다고 했는데 뭔소리인가 봤더니 결론, 히트치는 작품이더라 하하하, 아예 편하게 이야기를 하지. "
"'이건 내 일이야' 하는 그런 게 있어야 매력을 가지고 일할 수 있다. 이끼를 끝내고 3년동안 고민을 한 것은 결국 너희(출판사)의 제안 때문이 아니라, '이건 내 일이야' 하고 느끼는 감정적인 추스림까지 걸린 3년이었다"
- 바둑의 전문가를 많이 만나셨다. 그중에서도 입단하지 못한 분들을 많이 만났다. 말하자면 주류 속의 비주류, 전문가 그룹에서의 마이너를 택하셨다. 이유가 있나?
"보통 대학 전공을 택할 때, 시험점수 봐서 전공을 골랐지 전공 봐서 대학을 택한 사람이 있나? 난 그것이 인생의 첫번째 실패라고 본다. 자기의 뜻과는 상관없는 곳에 얹혀진 것이다. 그러다 졸업 때가 되면 사정이 허락되는 대로 회사에 들어간다. 그런 사람은 두번째 인생의 실패를 맛 본 것이다. 스스로의 의지없이 상황에 따라 얹혀진 것이라면 합격과 취업이 모두 인생의 실패가 된다.
연구생 출신 주인공은 입단을 못한 개성적인 사람이다. 바둑을 정말 열심히 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실패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가 입단을 포기하고 취업을 결정했을 때 보통의 샐러리맨들과 개념적으로 같은 지점이 된다."
"결혼도 세번째 실패가 될 수 있다. 그냥 장난하다 엮여서, 그냥 별로 마음에 없지만 매몰차지 못해서 결혼하면 그것도 실패 아닌가? 달리 보면 성공인가? 하하하하"
- 한국만화는 일본만화의 영향을 어느 순간 많이 받았다. 80년 후반 90년 초반의 드래곤볼, 슬램덩크는 대단했다. 그러나 일본만화는 초반구성이 치밀하다가 마지막에 질질 끄는 단점이 있었다. 기발함 등의 장점에 비해 너무 심하게 끌어간다. 그에 비해 윤태호의 작품은 끝맺음이 확실한 게 할리우드 영화의 문법을 닮았다. 끝낼 때 끝낸다. 시작과 끝이 명료하다. 인기가 있다면 좀 더 끌고 가고 싶은 생각도 생길 텐데?
"음, 일본은 만화 하나가 산업이다. 한 작품의 부가수익이 몇 백억이라서 갑자기 연재를 끊는다는 것은 산업에서 사고가 나는 것이다. 한국은 작품을 그냥 끝낸다는 것이 고료를 더 이상 받지 않는다는 의미 외에는 없다. 환경의 차이다."
"또 예전과 달리 만화가 하나가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작품이 몇 타이틀 안된다. 이끼 연재에 한 3년 들였고, 그게 끝난 후 미생 준비 3년이었다. 벌써 6년이다. 한 작품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려 신중할 수밖에 없다. 손을 놓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거나 하면 고민도 되긴 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작품을 하는 즐거움을 상쇄하고도 남을까? 그건 아니다."
아내의 생각은 작가의 생각과 다르다고 한다. 또 '미생'이란 작품이 기존 작품과 달리 매우 밝은 편(?)이라 아내가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아내의 뜻을 따라 정말 장기간 끄는 작품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끝낼 때 끝낼 것이라 예상 가능하다.
"아내는 '미생 빨리 끝내면 죽을 줄 알아.' 그런다. 미생은 내가 그리는 만화 중 최초의 긍정적인 만화라 볼 수 있다. 아내도 그래서 좋아한다. 아슬아슬한 느낌의 조바심이 없어서 정말 좋다고 한다. 이전의 내 개그만화도 내용자체는 어두운 개그였다."
"그냥 끌고 갈 것인가?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작품이 많지 않고, 만화가로서 사는 즐거움, 여러 장르를 그리는 즐거움을 채워야 한다. 이 바닥의 생리는 에너지가 왔을 때 후욱하고 끌어당기지 않으면 남는 게 없다"
미생은 바둑만화지만 바둑 장면이 생각만큼 많지 않다. 그러나 장면에는 바둑이 없지만 그것을 읽고 보는 사람들은 바둑을 아는 사람이나 모르는 사람이나 '바둑을 상상한다'. 작가의 생각이 얼만큼 깊었냐는 것을 반증한다. 이어지는 윤태호 작가의 말이다.
"미생을 시작하면서 핵심 화두로 생각하면서 힘을 냈던 것이 하나 있다. (만화 속 바둑 자체의 비중이다.) 바둑만화에서 바둑이 좀 덜 나왔으면 좋겠다는 조언(역설), 정말 힘이 됐다.(바둑을) 어설프게 건드리면 전체가 흔들린다. 가령, 특히 사활문제 이런 거, 독자가 바둑을 모르면 거기의 바둑돌 숫자가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손종수 상무가 이 장면에서 흐뭇해한다. 바로 그런 조언을 한 사람이며 오늘의 인터뷰를 주선한 사람이다.
- 아까와 비슷한 질문인데, 만화 속 디테일들은 경험인가? 가령 전에 남편이 개그하는 만화 있잖은가, 직장인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쓴 것인가? 그리고 이끼에서 '덕천'이 할머니의 죽음, 시신을 마주한 그때를 회고하는 장면들도 그렇다. 경험이 없으면 나올 수 없는 디테일이다.
"혼자 자는 남편은 '문장백과 대사전'이라는 책을 보고 상상한 것이다. 가령 동서고금을 통해 사랑과 관련한 발언, 명언들이 소개되어 있고 이것을 토대로 스토리 쓰는 훈련을 한 것이다. 성인잡지에 연재됐는데 섹시코드가 유행한 때라 그냥 그렇게 해본 것이다. 어떻게 상상할 수 있을까를 훈련한 작품이다."
"이끼에서 덕천이 죽은 할머니의 손가락을 보고 주무르다 그만 부러뜨리고 겁에 질린다. 실제로 초등학교 4학년 때 나의 네살짜리 동생이 죽었다. 어린 아이는 장례를 치르지 않는다. 아랫목에 눕혀 놨다. 동생이 거기 누워 있고 손을 잡았다. 서늘한 느낌이 전해졌다. 너무 이상해서 손을 주물렀다. 손이 비틀려 있었다. 죽은 동생의 손을 펴주려 했더니 손이 뚜둑 부러지려 하는 것 같더라. 그래서 동생 옆에 가만히 누워 있었는데 그 순간 갑자기 너무 무서워졌다. 동생에 대한 죄책감과 함께 무서움이 스물스물 스며 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방을 나오면서도 그 무서움이 사라지지 않았다."
"글쎄, 창작을 할 수 있는 사람의 경험치는 어디까지일까?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는 거다. 그리고 할 수 없는 영역은 감정이입을 해야한다. 가령 '미생'에 나오는 운송장을 예로 들어볼까? 운송장에 대해 더 이해를 하고 싶다면 '운송장 사고!'를 검색한다. 그러면 그것이 한 개인에게 어떤 부분인가. 이거 하나 잘 못하면 어떤 의미인 거고 거기에 관련된 사람은 어떤 책임을 지나를 알 수 있다. 고참 사원이라면 알음알음 넘어가겠지만, 신입이라면 엄청난 사건일 거다."
"미생에 남한테 싫은 소리 못하는 대리 이야기가 나온다. 대학을 다시 가서 공부를 할까, 직장을 계속 다닐까 고민한다. 집에 불켜진 것을 보지만 집에 가기 싫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지만 들어가긴 싫은 거다. 그곳엔 아빠로서의 역할이 있다. 쉬고 싶지만 쉴 수 없으니 집에 들어가기 힘들다.
만화가 직업이라는 건 마감이라는 게 없다. 퇴근이라는 게 없다보니 집에 가더라도 놀아주더라도 정말 편한 마음으로 놀아줄 수 없다. 그런 마음으로 대사를 썼는데 호응이 많았다.
일요일, 많은 아빠들이 자기 자신을 위해 시간을 쓰고 싶어한다. 일주일에 하루는 자기의 인생을 살고 싶지만 가족, 아내와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아내들의 모임에 올라오는 인터넷 글을 보면 남편 덕분에 행복하다는 글은 거의 안올라온다."
"미생의 테마 중 하나는 그것이다. 나 혹은 가정을 위해 회사를 다니는데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것에 가정이 희생 당하고 있다. 그것을 되돌리자 그런 게 있다. 그래서 아이들의 목소리 엄마들의 목소리가 미생에서 중요하다. 물론 그래도 야근할 사람은 야근을 해야할 것이다. 만화 한 편이 세상을 얼마나 바꾸겠나 하겠지만 그렇게 느끼고 가는 것이 다르다. "
- 윤태호 작품의 특징이랄까? 물샐틈 없이 꽉 짜인 스토리다. 마치 2시간 분량의 잘 만든 영화처럼 꽉 짜인 라인이다. 영화 이론이나 영상 문법을 따로 공부한 것인가? 독학이더라도 그런 학습이 없다면 어려울 것 같다. 전문 소설가도 그렇게 쓰기는 힘들 것 같다.
"이끼는 장르적인 특성 때문에 그런 면이 강하다. 그리고 내가 한창 배울 때 만화이론서가 없다보니 영화이론을 봤다. 만화, 영화, 드라마는 모두 영상문법을 쓰고 있기 때문에 또 영화이론서를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 감독님들이 가끔씩 영화공부하셨어요? 하고 물어오기도 하고 기자들은 '만화가 영화적이다'라고 물어온다. 그럴 때마다 '영상적'일 겁니다. 라고 대답을 한다.
우리는 하나의 사진, 활자, 문자가 아니라 영상으로 흘러가듯이 생각한다. 난 만화에서 그런 영상을 구현하고자 했다. 무심하게 받아들이는 게 바로 영상문법이다. 따라서 영상이 가장 알아듣기 쉬운 언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은 누구나 저절로 배울 수 있는 것이라 본다. "
소설의 경우도 가령 '7년의 밤(정유정)'은 굉장히 영상적이다. 반면 정통소설이라 하면 문체도 내용의 일부로 본다. 해서 건조하게 뭔가를 묘사하기 위한 문예소설류의 문체를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영상적이어서 더 좋다, 혹은 그러지 않아서 좀 아쉽다 그런 것은 (내겐) 아니다. 내 경우엔 영상적인 장점을 더 받아들인 측면이 있다 그렇게 보면 된다. "- 이번 '미생'에서 일본만화 시마과장이 성취한 영역을 '넘어서고 싶다'라고 밝혔었다. 음 시마과장은 좀 야한데, 미생은 그런 구석이 없지롱. ^^
"시마과장을 보려면 당시의 일본의 시대적 정황을 봐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 환경을 보고 당시의 시마과장을 보면 반칙이다, 시마과장은 일본 대 버블의 시기를 살아가며, 전후 베이비붐 세대의 일본이 배경이다. 샐러리맨임에도 직장내 정치에 따라 칼날 위에 선 처지다. 그런 상황에서 어느 편에 속하지 않고 자기자신을 지킨 직장인 시마의 이야기다. 그땐 이게 대단한 미덕이자 올바름이었다. 그런 이해없이 내용 일부분에 치우쳐 여자나 후리고 다닌 만화'시마과장'으로 보면 반칙이다. 후후후
(사실 미생에서 장그래의 연애 이야기는 언제 쓸 거냐고 물어 보려는 의도였다. 곧 나오겠지. )
※ 인터뷰 2편 이어집니다.
○● 윤태호의 미생, 윤태호의 살과 피, 인터뷰2편 보러가기 ☜
○● 윤태호의 '이끼' 보러가기 ☜
○● 윤태호의 '미생' 보러가기 ☜
○● 윤태호의 '내부자들' 보러가기 ☜
○● 만화가 조석이 본 윤태호, 보러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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