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블로에 대한 언론의 자세가 심상치 않다. 한결같다. 올인이 아니라면 방관이다. 의외인 것은, 표방하는 이념에 따라 서로 물어뜯는 경우가 많은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임에도, 타블로는 예외라는 점이다. 조중동과 한겨레 경향이 이렇게까지 뭉쳐 같은 목소리를 낸 경우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그외, 일일이 거명할 수 없는 숱한 인터넷 언론들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계의 상황을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대중으로서는 음모론으로 접근하기가 쉽다. 하지만 단순히 접근할 수 없는 문제들이 많다. 타블로는 언론계의 현 상황을 낱낱이 드러내는 키워드다.
포털 뉴스서비스가 언론에 미친 영향
검색엔진 시장을 넘어 인터넷의 지배자로서의 면모를 갖춘 포털의 영향력은 언론에도 막대하다. 소비자의 기호가 포털에 길들여진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미디어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포털 미디어 서비스가 시작된 이래, 언론은 끊임없는 변화를 겪는다.
일단, 언론이 포털에 처음으로 가졌던 불만은 한마디로 "재주는 언론이 넘는데 왜 엽전은 포털이 챙기느냐"는 것이었다. 기사가 포털서비스에서 아무리 대박을 냈다고 하더라도 정해진 뉴스서비스 계약비용 외에는 언론에 오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속에서도 틈새는 있었다. 인터넷, 특히 한국 인터넷의 특징은 속도다. 방송 뉴스는 아무리 빨라도 저녁 8시나 9시가 돼야 시청자들에게 정보가 전해졌으며 종이신문은 그 다음날이어야 했다. 하지만 포털 뉴스서비스에 맞춤 형식으로 속도감 있게 기사를 쏘는 인터넷언론들이 생겨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이들의 영향력이 막강해진 것이었으며, 누리꾼에게도 그렇듯 빠른 소식 전달이 익숙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랭키닷컴에서 뉴스사이트 방문자 순위를 찾아본다면,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언론 M사가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의 강자였던 O 인터넷언론을 이미 오래 전에 제친 것이다. M사와 O사가 생기면서 이들을 벤치마킹한 급조 인터넷 언론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기 시작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그러다 보니 부작용이 있다. 속도전을 생명인 이들에게 퀄리티를 기대할 수는 없다. 게다가 자극적인 제목과 낚시로 누리꾼들을 '낚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말도 안되거나 어이없는 기사를 전문적인 언론 및 기자들도 나타났다. 자기 이름조차 오타내기로 유명한 J사의 K기자와 별 내용 없이 낚시성 제목으로 누리꾼을 낚는 일이 많았다던 M사의 B기자가 대표적인 이들이다.
"재주는 언론이 넘는데 왜 엽전은 포털이 챙기느냐"는 불만에는 결국 이들도 가세했다. 그래서 네이버가 내놨던 승부수가 "뉴스캐스트"였다. 선거 때마다 정치논란에 휘말리길 원치 않았던 자사의 이해관계와 교묘하게 접목시킨 서비스였다.
하지만, 뉴스캐스트는 오히려 언론이 더더욱 포털에 종속되는 현상이 생긴다. 기성 종합일간언론은 갑자기 늘어난 방문자수에 서버를 증설시키는 등 더 많은 돈을 들여 오히려 적자가 커졌음에도 뉴스캐스트를 포기할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났다. 반면, 포털과의 밀월관계로 성장해온 인터넷 언론들은 더더욱 규모를 키우며 적어도 온라인에서는 조중동 부럽지 않은 입지를 가지게 된 것이다. 영세 인터넷언론과 일부 지방언론은 뉴스캐스트에 포함되기 위해 매진하는 상황이 온다.
그 이후에 나타난 일부 영세 인터넷언론의 사업방향은 포털의 검색기능을 이용한 '대놓고 낚시 기사'로 드러났다. 시간별로 각 주요 포털의 검색어를 체크해 그에 걸맞는 A4 반페이지 짜리 가필 기사를 집중적으로 쏟아내면서 클릭수 장사를 시작한 것이다.
이로 인해, 언론은 포털 뉴스서비스 이후 포털에의 종속과 뉴스 저질화라는 악영향을 겪는다. 게다가 TV 캡쳐 나열 기사라는 신종 상품까지 나타나며 인터넷언론이 포털은 물론, 방송에까지 종속되는 악영향까지 온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언론이 방송 프로그램과 연예계를 이끌어가는 핵심인 연예기획사를 거역할 수 없는 현상이 나타난다.
게다가 '장자연 리스트'를 통해 다시 드러난 연예기획사를 비롯한 연예계와 방송, 언론의 고질적인 음흉한 매커니즘까지 감안한다면, 타블로 학력 의혹에 쉽사리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현상이 이해가 갈 것이다. 구조적으로 스스로 '하청업자' 수준으로 전락해버린 상황과 낚시기사에 열을 올리면서 생긴 '빈곤한 취재력'이라는 악영향이 두루 다양하게 겹친 상황이 온 것이다. 미국의 교육시스템 전반을 파헤쳐야 취재가 가능한 타블로 문제에 접근할 의지도 부족해보이지만, 무엇보다 능력이 안되는 경우도 많다.
참고로, 그런 낚시 기사에 익숙해진 일부 언론은 민감한 낚시 기사를 쓰거나 네티즌들에게 욕먹을 것이 분명한 기사를 쓸 때는 자사의 기자 이름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방향을 선택하기도 한다. '타블로 대변인'으로 유명한 M사 계열 S 연예정보언론의 B 인턴기자는 실존인물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 어떤 언론이 고작 인턴기자에게 그렇게 많은 지면을 할애할 것이라고 보나? B라는 이름을 내세워 타블로 측 기획사와 변호사가 뿌린 보도자료를 그대로 기사로 쓸 가능성이 크다.
지은 죄와 명예훼손, 그리고 현금 동원력...각기 다른 언론의 사정들
종합일간지 H신문과 K신문은 촛불시위 때문에 재정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아이러니를 겪었다. 촛불시위 참여자들은 H신문과 K신문을 도와주자는 취지로 구독운동을 벌였지만, 신문 한부 뽑아내면서 드는 윤전기 비용이 생각보다 비싸 광고가 늘어나지 않는데 구독자가 늘어나면 재정파탄이 온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H신문과 K신문은 결국 기자들의 월급을 제대로 줄지 못줄지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O 인터넷신문은 '망신'을 당했다. 촛불시위 참여자가 최대 70만이었으니 그중 10만을 내세우면 5만명은 월 1만원의 '자발적 구독료'를 낼 것이라는 계산을 했던 것 같은데, 현재 5천명도 못넘는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촛불시위 참가자 대부분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서민이기에 월 1만원의 돈이 있으면 "당연히 공짜로 보는 뉴스"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입에 피자 한 조각을 더 먹는 것을 선택할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이런 재정 상황에서 명예훼손 소송에 걸리면 회사가 쓰러질지도 모른다. 일례로 BBK 파문을 계기로 이명박 당시 대선후보가 H신문에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내건 피해보상액은 50억원이었다. 결국 3천만원 배상판결이 났는데, 3천만원이면 조중동에는 아무것도 아닌 돈이지만, H신문은 기자 30명분 이상의 월급이다.
잘못 건드렸다가 이런 일을 겪는 것이다. H신문으로서는 연예인 타블로를 검증하기 위해 이런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 K신문은 자매지인 여성지를 통해 김국애씨를 조명하는 기사를 2번이나 썼던 전력이 있어, 타블로를 검증한다고 나섰다가 그나마 돈줄인 여성지에 타격을 입어 회사 전체에 타격이 올 가능성이 크다. 정치 분야에 아닌 다음에야 안전하게 주류의 대세를 따르는 편이 생명연장에 도움이 된다.
특히나 사양산업이나 다름없는 종이신문에 대한 대처로 3대 보수언론은 종합편성채널로 갈아탈 움직임을 공격적으로 선보이고 있으며, H신문과 K신문은 종합편성채널은커녕 기자들 월급 걱정을 해야 할 판이라 위기감은 더욱 크게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언론은 촛불시위를 통해 근본적인 위기를 겪었다. '시민'이 직접 취재를 한답시고 까불어 자신들 고유의 영역을 넘보는 일을 겪은 것이다. 겉으로야 새로운 현상이라며 반기는 기색을 드러낼 수 밖에 없지만, 과연 반겼을까?
'타진요'는 방향설정을 잘못해 숱한 오류를 저질렀지만, 한편으로 촛불보다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연예기획사의 자본력과 언론권력의 집중적인 공세를 받으면서도 스스로 품은 의문에 대해 뭉쳐서 직접 조사하고 파헤치는 모습을 보여줘 기성 언론권력에 또다시 위협을 가한 것이다. 언론은 고유의 영역을 지키고 싶어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지나칠 정도로 "왓비컴즈=타진요"의 공식을 만들어 왓비컴즈가 찌질하다는 이유로 타진요 전체를 찌질하게 몰아가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MBC 스페셜은 그 정점을 보여줬다.
언론의 집단린치, 타블로의 옳고 그름을 떠나 심각한 일이다
타진요 카페를 조금이라도 살펴본 사람이라면 "왓비컴즈=타진요"는 절대 성립할 수 없는 공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언론이 왓비컴즈를 두들겨패든 말든 그들은 오늘도 각자의 생각에 따라 자료를 수집하며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검증은 언론만의 영역이 아니다. 의심과 부조화는 시민, 혹은 네티즌 누구라도 지적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언론은 타진요를 두들겨패는 것으로 하루를 소일하고 있을까? 그럴 바에는 언론계의 현 상황과 도무지 비전조차 보이지 않는 암담한 미래에 대한 반성, 특히 포털사이트에 지나칠 정도로 의지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반성부터 해야 한다.
타진요를 두들겨팬다고, 댓글의 방향이 "타블로 좀 그만 괴롭히라"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언론의 암담한 현실과 미래, 명암이 감춰지는 것이 아니다. 언론이 해야 할 일은 군림이 아니라 반성임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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