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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눈은 아픈데 다리도 아파서 잠을 못 자는... 나.

크눌프46 2008. 9. 8. 08:13

내겐 순수한 열정의 상징과 같은 두 인물이 있으니

체 게바라와 신채호다.

 

체 게바라.

그가 이토록 오래 많은 이들의 마음에 남는 이유는

물론 문학적인 느낌을 물씬 주는, 가장 많이 퍼뜨려진 그의 사진도 한 몫 하겠지만

그가 혁명을 성공시킨 순간, 혁명의 열매를 먹으려 하지 않고

다시 혁명가의 길을 갔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혁명가가 혁명을 성공시킨 후 독재자의 길로 접어들었을 때

그는 새로운 혁명의 땅을 찾아나선 것이다.

평생 그를 괴롭힌 천식과 싸우면서 게릴라로 살아간...

 

[모터 사이클 다이어리],

평범한 한 대학생의이 오토바이 여행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기까지

그토록 오랜 날들을 오토바이로 여행을 하는 것도 그렇고

여러나라를 넘나드는 것도 그렇고

여행을 통해 삶을 바꾸는 것도 그렇고...

재미있고 눈도 즐거운 영화였다.

이 영화를 밀양에서 살던 나는 기차타고 대구 동성아트홀 가서 봤다.

입장객은 다섯 명.

그 중 두 명은 데이트 나온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가 아닌 듯한 두 분이 오붓한 데이트 장소로

한적한 극장을 선택한 것인데...

ㅋㅋ.. 결국 얼마 안 보고 나가셨다.

내가 나이들어 할머니가 된다면 데이트하는 할아버지가 이런 영화를 아주 재미있게 끝까지 보는 할배였음 좋겠다.

 

[체 게바라 평전]

그의 잘 생긴 얼굴을 들여다보게 만든 책.

그의 유일한 시도 한 편 수록되어 있는데 나는 이 시도 마음에 들었다.

인용하려니 이 책을 언 놈이 빌려가 안 갖다 준 듯 하다.

심증이 가는 놈은 한 놈 있는데 다음에 다그쳐봐야겠다.

 

역시나 편리한 인터넷.

 

 

 

나의 삶

 

          체 게바라

 

내 나이 열 다섯 살 때

나는

무엇을 위해 죽어야 하는가를 놓고

깊이 고민했다

그리고

그 죽음조차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하나의 이상을 찾게 된다면

나는 비로소 기꺼이 목숨을 바칠 것을 결심했다

 

먼저 나는

가장 품위있게 죽을 수 있는 방법부터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내 모든 것을 잃어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문득

잭 런던이 쓴 옛날 얘기가 생각났다

죽음에 임박한 주인공이

마음 속으로

차가운 알라스카의 황야 같은 곳에서

혼자 나무에 기댄 채

외로이 죽어가기로 결심한다는 이야기였다

그것이 내가 생각한 유일한 죽음의 모습이었다

 

 

 

결국 그는 혁명의 전장에서 죽었고

사람들 가슴에 예술로 남았다.

나는 그가 혁명가 보다는 예술가처럼 느껴진다

지금처럼 수상한 세월이 흐르면

체 게바라의 이름은 금칙어가 될까?

 

 

나는 죽음이 임박하면

카일라스 산의 사람들 발길 닿지 않는 곳에서

파란 하늘을 보며 외로이 죽어가고 싶다

죽어 새들에게 먹히면

자유로이 날아도 보고...

남은 시체는 풍화되어 바람에 흩어지리라.

 

 

눈은 피곤한데 다리도 아파서 잠은 안 오고...

오랜만에 날밤을 새고 있다.

 

 

출처 : 바다무대부산공연뮤지컬연극클래식
글쓴이 : 칼바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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